벵거볼 마지막 테크니션
제가 아스날에서 좋아하던 선수 중 하나입니다. 산티 카솔라 선수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의 빈자리가 항상 크게 느껴졌습니다. 윙어에 이어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두루 뛸 수 있는 선수이고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나가며 사라졌던 중원의 창의성을 제대로 살리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진으로 자리매김을 한 선수입니다. 12/13시즌에는 38경기 출전 12골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챔스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도맡아 했다. 13/14시즌에는 FA컵을 우승하였고 14/15시즌에는 월셔와 메스투 외질의 동반 부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외질의 빈자리가 안 느껴질 정도로 잘해주었다. 15/16 시즌에는 14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시즌 아웃급 부상을 당한다. 카솔라가 부상으로 빠지자 아스날은 강팀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추락하였다. 38라운드가 되어서야 복귀한 카솔라는 부드러운 움직을 보여주며 아스날에게 큰 힘이 된다. 그는 부상 전까지 종횡무진 활약을 해줬고 벵거가 2018년도에 아스날을 떠나기 전까지 티에리 앙리,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빈 반 페르시의 계보를 잇는 명실상부 아스날의 에이스이며 벵거볼 마지막 테크니션이었다.
선수 생활이 끝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상
16/17시즌 2016년 10월 챔피언스 리그 예선 루도네츠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다. 3~4개월 정도 결장을 예상하여 그리 큰 부상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장기 부상으로 이어지며 팬들의 걱정은 커졌다. 카솔라의 공백 때문이었을까? 이 시즌부터 아스날은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17/18시즌에도 생각보다 심각한 부상에 지난 시즌 부상 부위의 재수술을 몇 번이나 받았고 아킬레스건은 썩어들어 갔다. 담당 의사는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정상적인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은퇴 권유도 했다. 사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부상이었다. 팔의 살점을 아킬레스에 이식을 하는 수술을 하였으며 팔에 문신으로 새긴 딸의 이름은 수술 후 그의 아킬레스건에 자리하게 됐다. 당시 산티 카솔라는모든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그의 아들이 질문을 한다. '아빠는 이제 뛸 수 없는 거야?' 카솔라가 대답을 한다. '아니! 당연히 뛰어야지!' 그는 다시 뛸 수도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 채 여전히 기약 없는 회복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재활훈련이 생각보다 길어지며 그의 이름은 사람들에게 차츰 잊혀갔다.
636일
2018년 5월 5일 지독한 재활 훈련으로 산티 카솔라는 훈련 복귀에 성공한다. 하지만 장기 부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몸은 아니었으며 팀과 계약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아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 끝으로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는 재계약 없이 아스날을 떠나게 되었고 이에 팀을 떠났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자기가 만약에 아스날에 남았더라면, 카솔라와 다시 계약을 했을 거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아스날을 떠나기에는 아까운 선수였다. 하지만 스페인 라리가 비야레알에서 카솔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비야레알로 이적한 카솔라는 2018년 7월 18일 에르쿨레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636일'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이후 그는 컵 대회를 포함하여 46경기를 소화하며 리그 에서만 35경기에 출전해 4골 10도움으로 라리가 도움 3위에 오르면서 라리가 탑 급 미드필더로 등극하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그의 뛰어난 활약에 비야레알을 강등권에서 탈출했고 34살의 나이로 무적함대 스페인 국가대표로 승선하게 된다.
그의 기록을 보면 다리를 절단할 수 도 있었던 큰 부상을 입은 선수의 성적이 맞나 싶을 정도의 엄청난 활약이었다. 2년 가까이 큰 부상으로 재활을 했음에도 은퇴를 선택하지 않고 복귀하겠다는 확고한 목표와 믿음이 지금의 결과를 만든 거 같다.
"특별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 목표는 그저 다음 경기를 뛰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그다음을 무사히 마치는 게 목표입니다.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경기를 뛰는 것. 그게 저의 남은 목표입니다." -산티 카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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